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핸드드립 자격증 보다는 감각을 따르기로 했다.

728x90
반응형
SMALL

[감각을 위한 선택, 메뉴얼보다 나만의 기준으로]

 

연습은 계속됐다.
하루하루 시험처럼 커피를 내리고,
농도와 수율을 맞추고,
기준 안에서 움직이도록 훈련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핸드드립 자격증에는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머신 커피는 매뉴얼과 기계적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험을 통해 그 감각을 익히는 게 의미 있었고,
실제로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드립 커피는 다르다.

드립은
원두의 성질, 향, 목적에 따라
감각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수업에서 배우는 방식은
그 모든 감각 위에
‘정해진 매뉴얼’을 먼저 요구하고 있었다.

물론,
기준이 있다는 건 중요하다.
기초를 배워야 응용도 가능하니까.

그런데 나는
자격증을 위한 드립보단,
더 깊은 감각을 향한 드립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격증에 들 비용을
사이폰 커피 기구에 투자하기로 했다.

오늘은
선물 받은 콜롬비아 게이샤 원두를 선물 받았다.

게이샤는 언제 마셔도 설렌다.
이번엔 그 원두를 수업에 가져가서
선생님께 내려달라고 부탁했고,
수강생들과 함께 나눠 마셨다.

그리고
내가 직접 내려서 또 한 번 나눴다.

그런데,
조금 놀랐다.

게이샤를 처음 마신 사람들이 많았다.

자격증을 딸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는데,
게이샤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게 이상하다기보단,
조금... 안타까웠다.

생각해보니,
일반 카페에선
게이샤 및 스폐셜티 같은 커피를 쉽게 마실 수 없다.

커피를 좋아해도,
‘메뉴에서 주는 것만’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일지도 모른다.

정말 좋은 원두들이 많은데... 일반 아메리카노만...이라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오늘,
커핑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자세히 들었다.

“추출이 목적이 아니라,
맛을 구별하고
가공 방식이나 등급을 알아보는 수업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안쪽에서 작은 불씨가 붙었다.

커핑 수업, 들어봐야겠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다음 배움’ 같았다.

오늘은 시험 연습을 하면서,
시험을 내려놓는 결정을 했다.
그리고
게이샤 한 잔을 나누며
커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나에게 커피는
기준을 맞추는 일이 아니라,
느낌을 맞추는 일이다.

 


그리고
그 느낌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싶어서


나는,
커핑이라는 새로운 길을 향해 걸어가기로 했다.

 

 

 

 

브런치스토리 | https://brunch.co.kr/@wooseo89

 

Woo seo의 브런치스토리

에세이스트 | 작은 순간들을 모으고, 내 안의 온기를 글로 풀어냅니다. Woo seo의 취향과 숨결이 머무는 곳.

brunch.co.kr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