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공부하러 가보니깐!!!
커피머신은 있었다.
카페 가서 보던 그 기계였다.
무엇을 먼저 눌러야 하는지,
도대체 왜 스팀이 저렇게 시끄럽게 나오는 건지.
그 모든 게 낯설고, 솔직히 말해 좀 무서웠다.
그중 가장 당황했던 건,
포타필터.
원두를 담고, 머신에 장착하는 그 도구.
보기보다 훨씬 무거웠다.
그걸 장착할 땐 진짜 힘으로 돌려 끼워야 했고,
커피를 내리고 나면
딱딱하게 눌린 커피 찌꺼기가 남아 있었다.
그게 너무… 생소했다.
핸드드립만 해오던 나로선
기계에 힘을 주는 감각조차 익숙하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조금씩 적응해 갔다.
그날그날 커피를 내리고, 맛보고,
스스로 말해봤다.
“이건… 그냥 내가 평소에 마시던 그 아메리카노 맛이네.”
사실 그게 문제였다.
나는 핸드드립을 즐긴 후부터는
‘머신 커피 = 맛없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어디서 마셔도 다 똑같았고, 늘 무난했고, 특별하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뒤, 수업 중에
원두 블렌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선생님이 이번에는 신경 써서 블렌딩 한 원두입니다.
뭐 비슷하겠지?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머신으로 추출한 커피를 먹어보는 순간.
그때 처음 알았다.
“아, 머신도 맛있을 수 있구나.”
“블렌딩에 따라, 이렇게 다르구나.”
그전에는
좋은 원두를 선택하여
핸드드립으로 조심스럽게
레시피 맞추는데 집중을 했다면..
이제는
블렌딩이라는 방식으로 맛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는 사실.
모카포트를 하며 살짝씩 배합해 본 적은 있었지만,
머신으로도
그걸 진지하게 실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물론,
아직은 자격증부터 따야겠지만.
그래도 그 생각이 들었다는 게
내겐 꽤 큰 변화였다.
커피는 여전히 어렵지만,
이제는 어려움 속에서 가능성을 찾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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