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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어딘가 특별했다.
게이샤.
그동안 마셔본 커피들과는
소리부터 결이 달랐다.
무게가 느껴졌다.
향이 아니고,
기대가 먼저 피어올랐다.
처음엔 몰랐다.
처음 내려 마신 게이샤는
너무 시큼했다.
입 안에 감돌던 그 산미가
내가 알고 있던 커피의 맛과는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이게 고급 커피야…?”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뭔가 잘못했나?
아니면,
그냥 내 입맛에 안 맞는 건가?
그래서 다시
시간을 들여
배웠다.
내렸다.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커피가 달라졌다.
산미는 부드러웠고,
입 안에는 향이 맴돌았다.
베르가못.
달고나.
꽃 같은 무언가.
쓴맛도 없고,
단맛도 아니고,
그저 입 안에
아름다움이 머무는 느낌.
나는 그날,
커피에서 감동이라는 감정을 처음 알았다.
그 뒤로
다양한 원두들을 마셔봤다.
좋은 커피는 많았다.
다 괜찮았다.
향도, 맛도, 충분히 좋았다.
하지만
게이샤는 조금 달랐다.
그건 커피라기보다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내 입에 남은 건
쓴맛도 단맛도 아니었다.
그건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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